[뉴스레터4호][연구자료]미디액트 개관 12주년 기념 라운드테이블 전국 마을미디어 팔도유람 – 마을미디어의 현황과 과제 -

미디액트 개관 12주년 기념 라운드테이블 전국 마을미디어 팔도유람
- 마을미디어의 현황과 과제 -

 
미디액트

미디액트가 어느덧 12살이 되었습니다. 비교적 평탄한(!) 유년시절을 보내고 예상치 못
했던 태풍을 맞이하며 순탄치 않은 청소년기를 맞이한 미디액트 입니다. 그러기에 이제
그만 혹독한 사춘기를 지나 반듯한 청년기에 접어들면 좋으련만, 12살 미디액트는 여전히
질풍노도 속에서 좌충우돌 하고 있습니다. 비록 힘겹고 혼란스러운 미디액트의 사춘기이
지만, 이 질풍노도 속에서도 때때로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질문과 고민은 계속되고 있습
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중요한 가치와 방향은 무엇인
지, 그 속에서 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 말입니다. 하
지만, 미디액트 혼자서 풀어낼 수 있는 질문들은 아닙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고민의 결을
같이하는 많은 분들과 만나고 나누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야 하지요. 처음 미디액트
가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이번 라운드테이블은 12살이 된 미디액트가 지난 활동을 돌아보며 현재 활발한 활동을
진행 중인 전국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자 준비되었습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
해 보면서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와 역할이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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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4호][신간안내]경성에서 서울까지(오창은 외)

[책과 삶]후배문인들이 그린, 염상섭의 ‘서울 문학지도’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 경성에서 서울까지
오창은 외 지음 | 서해문집 | 224쪽 | 1만3000원

 

책 제목인 <경성에서 서울까지>의 뒤에 ‘소설가 횡보씨의 시간 여행’이란 부제가 붙어 있고,다시 ‘근대문학유산을 따라 걷는 도시 에세이’란 설명이 따른다. 소설가 횡보씨란 횡보 염상섭(1897~1963)을 가리킨다.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경성, 서울을 배경으로 작품을 썼던 토박이 작가 염상섭의 소설을 통해 시간 여행을 시도한다. 식민지배로 절망과 도탄에 빠진 구한말 조선의 모습, 양면성을 지닌 근대 문명을 바라보는 식민지인들의 기쁨과 좌절,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사이에서 방황하는 지식인들의 내면 풍경, 그리고 전쟁의 긴 그림자를 거쳐 자본의 욕망이 싹트는 럭키 서울에 이르기까지 작가 염상섭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본 근현대 경성과 서울의 모습이 들어 있다. 이 작업에는 문학평론가 오창은·고영직, 시인 정우영·이민호 등 한국작가회의 근대문학유산사업추진단 소속 작가들이 참여했다.

식민지 수도 경성의 변화는 일제가 한양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남산에 건립한 조선신궁에서 시작된다. 1925년 완공된 조선신궁과 이어지는 명동, 경성역(서울역), 옛 세브란스병원(연세대우빌딩) 등은 일제의 권력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염상섭의 장편 <사랑과 죄>의 주요 무대다. 소설에서 이 공간은 민족주의자, 사회주의자 청년들이 암울한 현실에서 분투하는 배경이 된다. 필자 오창은은 “일제가 조선신궁을 건립했듯이 해방 이후 한국은 일제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남산에 백범 김구, 성재 이시영, 안중근 의사를 기념하는 공간을 조성했다. 그러나 오히려 ‘과거를 기억하는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굴종의 역사가 반복되는 비극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북촌과 남촌, 서촌도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공간이다. 북촌이 패망한 조선의 잔재를 간직했다면 남촌은 일본인들의 주요 활동무대, 서촌은 일제에 맞섰던 자주적인 사람들의 공간으로 작동했는데 염상섭의 대표작 <삼대>에서 그 모습을 찾을 수 있다. 필자 이민호는 <삼대>의 김병화와 홍경애, 조덕기와 필순 등이 자신들의 타자적 상태를 벗어나 자유로운 인간으로 부활하는 공간으로서 서촌을 바라본다.

책에서 찾아간 염상섭 문학에 등장하는 서울시내 장소들(왼쪽)과 최근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앞으로 이전된 염상섭 동상.

해방 이후 서울의 활기와 혼란은 <효풍>의 무대인 명동 거리에서, 6·25전쟁의 공포와 그 속에서도 유지되는 일상은 <취우>의 무대인 용산과 삼각지에서 드러난다. <효풍>을 분석한 필자 고영직은 가수 현인이 영어로 불러 인기를 모은 노래 <유아 마이 선샤인> <대니 보이>의 멜로디가 흐르는 해방공간의 ‘럭키 서울’을 회고하면서 현재 중국·일본 관광객들이 가득한 소비공간 명동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취우> 편을 집필한 정우영은 용산 전쟁기념관을 둘러보면서 호전주의와 군국주의의 기미를 읽는다. 그는 “6·25전쟁의 폐허와 비참을 소설로 기록했던 염상섭이 전쟁을 ‘기념’하는 이곳을 보면 피를 토할 일”이라고 일갈한다. 시대별 문학기행의 끝에는 소설가 김재희가 쓴 작가 염상섭 일대기가 실려 있다.

 

저자들이 시도한 것은 비단 염상섭의 문학을 재현하는 게 아니다. 정치적·경제적 공간으로서 경성, 서울이 변화해온 물리적 역사에다가 염상섭이란 한 작가가 수십년에 걸쳐 그려낸 도시의 변화, 여기에 후세의 문인이자 서울사람인 필자들이 바라본 현재의 도시를 삼중으로 겹쳐놓는 것이다. 이 책은 지난해 횡보 염상섭 50주기를 맞아 한국작가회의와 경향신문사, 서울시가 공동 주최한 ‘2013 염상섭 문학제’의 일환으로 집필됐다.

<경향신문> 2014년 7월 19일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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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4호][수상소식] 김정한 편집위원 제7회 일곡 유인호 학술상 수상

김정한 편집위원 제7회 일곡 유인호 학술상 수상

10월 17일, 김정한 편집위원(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이 지난해에 발간된 『1980 대중봉기의 민주주의로』로 제7회 일곡 유인호 학술상을 수상했습니다. 일곡 유인호 학술상은 일곡 유인호 선생을 기리기 위한 ‘일곡기념사업회’가 ‘맑스코뮤날레’와 함께 제정한 학술상입니다. 진보학문 발전에 기여한 책을 매년 한 권 선정하고, 수상자에게 상금 500만원을 수여됩니다.

김정한 편집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생 한 번 받을까 싶은 큰 상을 받아 과하게 긴장했던 하루였다”라고 수상 당일의 소회를 털어놓았습니다. 김정한 편집위원의 일곡 유인호 학술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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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4호][행사]제9회 북클럽 후기

 

 

지난 9월 30일(화) 저녁 7시, 홍대 프리포트에서 제9회 『문화/과학』 북클럽이 열렸다. 이광석 편집위원의 신간 『디지털 야만: 기술잉여 빅데이터와 정보재난』이 논쟁의 책이었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가 토론자로 참여했고, 이동연 편집인이 사회를 맡았다.

저자에 따르면, 이 책은 “과거와 현재의 기술과 정보 누적 속에서 발생하는 사회적·문화적 ‘야만성’을 유형화하거나 특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즉, 디지털 자본주의적 질서 속에서 물질화되고 스펙터클화된 삶을 영위하면서 그에 길들여진 한국인들의 기술 욕망, 자본을 매개하는 기술과 정보의 과잉 현실, 그리고 정치적 퇴행과 굴절의 정보·기술 퇴적물들을 살핀다.” 저자는 디지털 야만에 대해 ‘저항되기’를 시도할 것을 독자에게 요청한다.

한편, 오병일 활동가는 ‘기술잉여사회’, ‘위험정보사회’와 같은 저자의 개념 설정이 과잉된 것은 아닌지, 논지 전개에 문제점은 없는지 각 장마다 대단히 꼼꼼하게 체크해와 질문과 지적을 아끼지 않았다. 성실한 토론자 덕분에 북클럽은 꽤 뜨거운 논쟁의 장이 되었고, 책을 읽지 못하고 참석한 청중들에게는 이 책이 제기하는 쟁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북클럽은 SSK 스마트 사회연구단과 공동주최로 열렸다. (정리: 정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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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4호][자료]제주 평화 축제와 함께 하는 사진들(이동연)

제주 평화 축제와 함께 하는 사진들

 

이동연(계간 <문화/과학> 편집인)

 

2014년 10월 17일(금)에서 19일(일)까지 진행된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서 진행된 제주평화축제에 참관했다. 자유, 평등, 평화, 치유, 기도를 주제로 한 이 축제는 일본의 저명한 한 평화운동가가 제주도 가시리에 방문해서 영감을 얻어 이곳에 아시아 평화를 기원하는 축제를 개최했으면 한다는 제안을 한국 측에 전달했고, 한국에서도 흔쾌히 받아들여 이번 축제가 열리게 되었다고 한다. 행사 장소인 제주조랑말박물관 관장인 지금종 전 문화연대 사무총장을 만나서 반가웠고, 예기치 않은 사람들도 이곳 축제에서 만나게 되어 매우 뜻 깊은 자리였다. 개막식에 찍은 아래 사진들을 몇 장 감상하시면서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마음으로 담아가시기 바란다.

 

 

사진11-13

가시리 조랑말 박물관 건물 전경. 안에 들어가면 제주도 조랑말에 대한 이야기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체험공간 등이 있다.

 

조랑말을 직접 탈 수 있는 체험장이다. 관람객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다고 지금종 관장이 말해주었고 저도 직접 탔습니다.

 

 

10월이 제주도 날씨 중에서 가장 좋다고 합니다. 특히 개막식이 있던 10월 17일은 너무 날씨가 좋아 땅과 하늘이 붙어있는 것 같네요

 

사진4 제단을 준비하는 과정

 

사진5-8 개막식 제사를 드리는 장면. 개막식은 일본에서 400명이나 참석했다. 주로 ”평화-생태-명상”을 즐기는 히피들이 많았고, 일본의 다양한 종교를 믿는 분들이 많이 참석했다. 오모토교의 6대 당주인 하루이상, 아메리칸인디언 부족의 토속신앙을 추종하는 타마다 상, 그리고 한국에서는 불교 여자 스님과 제주 당굿 무녀가 함께 참여했다.

 

예식은 제주의 신을 불러오는 방식으로 축문과 주문을 외우고, 제주의 기를 모두 함께 받을 수 있는 파이프(담배) 예식도 진행되었다.

 

 

개막식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참가자들이 모두 손을 잡아 원을 그리면서 평화를 기원하는 세레모니를 진행했다.

 

첫날밤에 게르에서 아프리카 현악기와 콘트라베이스 그리고 장구가 어우러지는 월드뮤직 음악을 감상하였고 참가자들이 매우 감동했다.

 

이 날 개막식 행사를 시작으로 기도와 명상, 힐링을 위한 허그프로그램, 강산에를 비롯한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뮤지션들의 공연, 강정마을에 대한 다큐멘타리 상영이 이어졌고, 마지막 폐막식은 제주도 무녀가 신을 보내는 예식으로 행사를 마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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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4호][동정]

동정

◆이동연

- 9월 19일 제주영상위원회 주최로 개최한 <지역문화융성과 영상미디어센터 역할모색>에서 <지역문화융성과 영상문화향유권>이란 주제로 발표

- 9월 25일 서울시교육청연수원 초청으로 <문화예술교육의 이해>라는 주제로 교사 연수 강의

- 10월 15일 성북문화재단 주최 <돌곶이 생태문화포럼>에서 <돌곶이예술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표 예정

◆오창은

- 9월 19일 충남 보은에서 열린 <제19회 오장환 문학제> 학술세미나에서 주제발표. 주제는 <지역문학과 문학관>이었고, 발표한 글은 <자치와 자율로 가는 문학관>이었다. 이 세미나에는 오문석 조선대 교수와 오창은 중앙대 교수가 주제 발표를 했고, 김형수 시인, 김종호 상명대 교수, 장성규 서울대 교수, 소종민 문학평론가가 토론

- 10월 15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주최하는 <주제전문사서(문학)> 과정에서 <한국문학의 현황과 쟁점>을 주제로 강연

- 10월 18일(토) 오후 2시, 영인문학관에서 주최하는 <최인호의 눈물 -1주기전>에서 <서울, 도시공간과 최인호 문학>라는 주제로 강연

◆이동연·권명아·정원옥·조형근

- 11월 15일, 안산문화재단에서 열리는 <열린토론회 : (안산시민과 함께 대화하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에서 이동연, 권명아, 정원옥 편집위원이 주제발표를 하고, 조형근 편집위원이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

◆조선령

- 10월 18일 현대미술사학회 추계 심포지엄 <올드 앤 뉴 : 미디어와 삶>에서 “온라인화, 미디어, 그리고 가시성의 종말 : 크리스티안 마클레이의 <시계> 분석을 중심으로” 라는 제목으로 발표

◆정원옥

- 10월 2일, 서울시 NPO 지원센터에서 <자유인문캠프 오픈토크>로“4·16 한국사회의 애도담론을 애도하기”라는 주제로 발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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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4호][리뷰]문화과학 79호 특집 리뷰(최혁규)

재난의 시간을 이야기하기

『문화/과학』 79호 특집 “416 재난의 시간”을 읽고

 

최혁규 / 문화연대 활동가

 

세월호 참사가 어느새 200일을 앞두고 있다. 반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니 세월호에 대한 분노와 슬픔이 익숙해질만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까지도 그 감정들은 현재 진행형이며 ‘잊지 않겠다’라는 약속은 몸에 깊게 각인되어 있다. 세월호 가족들과 국민대책위원회는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고, 여러 시민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세월호를 추모하고 기억하고 있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방식으로 세월호를 기억하는 행동을 하고 있고, 새로운 방식들을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행동은 광화문 단식농성장 현장에서 직접행동으로 이뤄지기도 하고, ‘글쓰기’라는 행동으로도 이어지기도 한다. 글쓰기와 담론의 영역에서 여러 이론지와 비평지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세월호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작가들은 함께 새월호에 대한 글들을 모아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리고 『문화/과학』은 문화적 관점에서 79호 특집으로 세월호를 다루고 있다.

 

『문화/과학』 79호의 특집은 “416 재난의 시간”이다. 이동연은 「재난의 통치, 통치의 재난」에서 글로벌 재난자본주의와 한국적인 재난의 특이성을 분석한다. 한국 재난자본주의는 자본과 국가와의 유착관계 속에서 인간을 배제하고, 이를 통해 재난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메커니즘이라는 통치술로 국민들을 훈육하고 통제한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재난 이후의 상황이 더 재난적인 것이다. 그리고 그는 국가의 통치 없는 통치술과 이에 저항할 수 있는 대안의 방식, 즉 주체들이 자기 권력을 갖을 수 있는 방법으로서 직접행동을 제안한다. 정원옥은 「세월호 참사의 충격과 애도의 정치」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의 발로와 이를 동력으로 한 애도의 정치라는 관점에서 세월호 투쟁을 이야기한다. 위로부터의 애도의 정치가 국가가 공식적으로 추모하고 기억하고 기념하는 전략이라면, 아래로부터의 애도의 정치는 국가에 의한 애도의 정치에서 배제된 죽음들에 대해 호소하고 촉구하고 압박하는 다양한 실천전 행동이다. 또한 죽은 자에 대해 충실하게 수행되는 개인의 애도가 사회적 차원의 애도를 통해 확산될 때, 살아 있는 자들의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 수 있다. 세월호 참사의 모든 시민행동들은 이런 맥락에서 애도의 정치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어, 노명우는 「역사가 될 수 없는 이야기의 묵시」를 통해, 인간됨이 인류의 특수성이 아니라 인류가 추구해야 하는 목적임을 이야기하며 세월호라는 객관 불행이 기억되고 이야기로 재구성되고 이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가의 관료체제는 구체적인 생명체로서의 세월호 희생자들의 얼굴을 지우고, 이를 수치화해서 추상적인 행정체계 안으로 강제 편입시킨다. 그렇게 하나의 ‘사건’이 되는 순간 개인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는 사라진다. 불행의 표현은 주관적일지라도 불행의 원인은 객관적이라는 점에서, 세월호는 객관-불행으로 기억되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종찬은 「재난, 그리고 절규의 공동체」에서 세월호라는 재난과 마주했을 때 타인의 고통을 ‘우리의 고통’으로 받아들이는 윤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타인의 고통을, 즉 개별적 특수성의 차원의 문제를 어떻게 보편적인 계기로 읽어낼 수 있는지, 그리고 재난 이후 상호부조의 공동체는 어떻게 출현할 수 있을까? 세월호가 우리의 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한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소리로는 전달되지 않는 타자의 ‘중얼거림’과 ‘절규’와 같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가 필요하다.

 

이렇게 네 명의 필자들은 각기 자신의 자리에서 담론적 실천을 하고 또 다른 실천을 모색하고 있다. 각자가 다양한 층위에서 논의를 전개하고 있어서 하나로 묶어내는 게 쉽지는 않으나, 하지만 그들 모두 ‘세월호 이후 무엇을 써야 하는가, 혹은 무엇을 쓸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또한 연구자 스스로가 ‘재난의 시간’을 어떻게 버텨냈는지에 대한 일종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지냥 지나칠 수 없는 시간의 층위가 있다. 바로 그것이 세월호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시간이다. 몇 달 전 우리는 세월호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겪었다. 그리고 최근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농성장을 오가다 잠시 고개를 돌려보면 세월호에 반대하는 집회 풍경을 종종 볼 수 있다. 세월호 농성장 맞은 편에서 “세월호 특별법 반대”라는 커다란 현수막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세월호 반대집회를 하고 있는 풍경들을 보면 분노보다는 씁쓸한 감정이 우선적으로 든다. 그리고 동시에 ‘무엇이 그들을 저렇게 행동하게 했는가’라는 물음이 꼬리를 문다. 세월호라는 재난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에는 그들의 이야기도 함께 되어야 한다. 그들은 ‘재난의 시간’을 어떻게 겪었을까? 그들은 왜 세월호에 반대하는가? 그들에게 세월호란 무엇인가? 그들을 배제하지 않고 끌어안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물론 현실적으로는 명확한 답을 얻기가 쉽지가 않은 질문들이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를 다룰 수 없다. 하지만 재난의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재난의 시간에 대한 행동도 그리고 이야기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혹시 우리가 지나친 재난의 시간은 없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싶다. 우리와 다른 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할까? 그들의 재난의 시간은 어떻게 이야기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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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4호][칼럼]70일간의 유럽배낭여행기_남이 가지 않은 곳 찾아 가기 (김성일)

70일간의 유럽배낭여행기

남이 가지 않은 곳 찾아 가기

 

김성일(편집위원)

 

2012년 중유럽과 동유럽을 중심으로 진행된 76일간의 배낭여행을 끝낸 후 귀국 비행기 안에서 다음 여행지로 남유럽을 결정했다. 당시 만났던 여행객들로부터 스페인과 할슈탈트(Hallstatt, 오스트리아)를 가장 많이 추천받았는데, 할슈타트는 일정에 있었으나 스페인은 없어 언젠가 장기간에 걸쳐 집중적으로 여행하리라 다짐했던 것이다. 귀국 비행기에서 결심한 ‘언젠가’가 2년 뒤인 올 해가 될 줄은 당시로서는 예상치 못했다. 70일이 넘는 장기간 여행은 다시 가지 않겠다던 당시의 생각은 올 초 여행 준비를 하면서 여지없이 깨졌다. 일생에 있어 흔하지 않는 유럽여행이기에, 나에게 허락된 시간에 굳이 여지를 둘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라나

그래서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6월 23일에 출국해서 2학기가 시작되기 전 날인 8월 31일에 귀국(70일)하기로 일정을 잡았다. “방향을 남쪽으로 틀어라!”는 여행 모토 하에 올 초부터 프랑스 29일, 스페인 29일, 포르투갈 9일, 비행기 왕복 3일 일정의 여행 계획을 본격적으로 짜기 시작했다. 무릇, 여행의 즐거움에는 여행 자체 외에 여행지에 있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이리저리 루트를 짜는 ‘수고스러움’이 포함된다. 즉,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중심으로 동선을 만들고 숙소를 선택하며 교통편을 예약하는 전 과정에서의 노고는 기분 좋은 설렘을 동반한다. 따라서 여행은 이미 계획 짜기 단계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론다

리스본

몽 생 미셸

그러나 연초에 시작된 계획 짜기의 흥겨움은 출국 일자가 다가옴에 따라 걱정과 두려움으로 변한다. 출국 일자가 가까워짐은 여행지에서 갖가지 돌발 사태를 겪을 일도 점차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안 심리는 출국 전날 정점에 이르는데, 엄습해오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공항 가는 길은 언제나 유쾌하지 못하다. 그러나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 표를 받고 출국 심사를 통해 탑승 게이트에 이르면 “한번 부딪혀보는 거야!”는 응원의 목소리로 스스로를 달래며 유럽행 비행기에 발을 내딛는다.

바르셀로

발렌시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이와 같이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된 70일의 대장정은 무사히 끝을 맺었다. 여행 첫날 파리행 비행기의 4시간 지연 출발, 파리 지하철 발매기에서 나비고(교통카드)를 잘못 뽑아 40유로를 통째로 날린 일, 스트라스부르 도착 당일 밤 갑작스런 비바람으로 인해 호텔가는 길을 잃을 뻔한 일, 아비뇽행 기차를 잘못타서 하마터면 엉뚱한 곳으로 갈 뻔한 일, 보르도행 기차가 중간에 멈춰져서 영문도 모른 채 다른 기차로 갈아타고 갔던 일, 바르셀로나 산츠역에서 사람이 너무 많아 필수예약구간을 다 예매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던 일, 세비야의 40도에 달하는 폭염 속에서 그늘 하나 없는 길을 따라 스페인광장까지 걸어갔던 일, 포르토로 가던 중 뜻하지 않게 기차를 갈아탄 일 등 소소한 사건들이 있었지만 ‘멘붕’에 가까운 일이 벌어지지 않은 순탄한 여행이 되었다.

생 테밀레옹

세비야

스트라스부르

지난번의 중유럽ㆍ동유럽여행과 이번 여행을 통해 찍은 사진은 총 8000여장이 된다. 이 사진들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여행책’을 쓰는 것이리라. 서점에 전시된 기존의 수많은 여행책과 차별성이 있어야 하기에, 이번 여행에는 나만의 여행이 갖는 독특한 스타일을 찾으려 했다. 그 독특함은 한국 사람들이 잘 가지 않은 곳을 여행하는 데서 찾을 수 있었다. 여행을 하면서 만난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가는 루트는 거의 동일하다. 영국 런던으로 인(in, 입국)해서 유로스타를 타고 프랑스 파리로 들어온 다음 네덜란드(암스테르담), 벨기에(브뤼셀), 독일(프랑크푸르트, 뮌헨, 베를린), 스위스(인터라켄), 이탈리아(로마, 베네치아, 피렌체),스페인(바르셀로나, 마드리드)에 이르는 시계 방향으로 가는 루트가 대부분이다. 물론, 이러한 루트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거의 모든 한국 사람들이 이 루트를 벗어난 나라나 도시는 거의 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즉, 표준화된 위의 루트 외에 자신이 가고 싶은 도시를 중심으로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루트를 만들지 않는다.

아비뇽

안시

에트르타

오비두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여행은 거점 도시(숙박하는 도시)와 당일치기로 갖다올 소도시를 묶어 다닌다는 점에서 특별함이 있다. 물론, 내가 방문한 소도시들로 가이드북에 다 나와 있긴 하지만, 그곳까지 애써 찾아가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구상하고 있는 여행책은 거점 도시와 함께 묶어 여행할 소도시를 소개하면서 정형화된 배낭여행 루트를 벗어나 스스로 일정을 짜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가령, 파리에 대한 소개는 생략하고 당일치기로 갖다올 수 있는 샤르트르(Chartres)ㆍ루앙(Rouen)ㆍ투르(Tours)를 묶는 일정 짜기, 세비야에 대한 소개보다는 말라가(Malaga), 코르도바(Cordoba), 카디스(Cadiz)를 묶는 일정 짜기를 통해 보다 느긋하게 근교 소도시의 풍취를 느낄 수 있게 하고 싶다. 이번 여행에서 예상치 않게 발견한 ‘예쁜’ 소도시가 있다면, 샤르트르, 콜마르(Colmar), 안시(Annecy), 그로노블(Grenoble), 아를(Arles), 생 테밀레옹(St. Emilion), 지로나(Girona), 알리칸테(Alicante), 카디스, 쿠엥카(Cuenca), 라 코루냐(La Coruna), 오비두스(Obidos), 에보라(Evora)이다.

지로나

콜마르

쿠엥카

인생에 정답은 없듯, 배낭여행에도 정답은 없다. 즉, 자신의 스타일로 가는 게 배낭여행이다.그런 의미에서 책으로 구상 중인 내 여행 스타일 또한 무조건적으로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배낭여행이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라면, 도식화된 작금의 여행 루트는 가고 싶은 곳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에서 색다른 여행 짜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 색다름은 남이 가지 않는 곳을 가는 것이리라. 인적이 드문 한적한 소도시의 골목길을 거닐 때의 평온함은 귀국 후 바쁜 일상에 쫓겨 사는 나에게 산소 같은 신선함을 주며 또다시 새로운 여행을 꿈꾸게 한다. 다음 여행지는 북유럽이다.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포루토

하디스

라 코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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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문화/과학』 뉴스레터 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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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3호][행사] 제9회 문화/과학 북클럽

 

제9회 <문화/과학> 북클럽이 9월 30일(화), 저녁 7시에 열립니다

이광석의 신간 <디지털야만: 기술잉여, 빅데이터와 정보재난>(한울, 2014)

사회: 이동연(<문화/과학> 편집인)
토론: 오병일(진보네트워크 활동가)

 

일시: 9월 30일(화), 저녁 7시
장소: 프리포트 (링크: http://cafe.naver.com/freeportcenter/7)

 

프리포트 전화: 02)3144-2028

‘프리포트’라는 곳이 초행이시라면 찾기 어려울 수 있어요. 위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시거나, 밑의 설명을 따라서 오시면 되어요 ^^~

<가장 가까운 교통 수단>
○ 지하철: 6호선 상수역 1번 출구 – 홍익대학교 방향으로 200미터를 걷다가 ‘세븐일레븐’편의점 골목  – 오른편 지하 1층 ‘밤과 음악사이’ 건물 4층 (빨간 벽돌 건물 건너편입니다.)
○ 버스: 7011버스타고 ‘극동방송국’정류장에서 내려서 홍익대학교 방향(약 100미터) - ’세븐일레븐’ 골목 – 오른편 지하 1층 ‘밤과 음악사이’ 건물 4층 (빨간 벽돌 건물 건너편입니다.)

 

<그 외>

○ 지하철:
- 2,6호선 합정역 6번출구로 나와서 상수역 방향으로 오셔서 위의 방법으로 찾아오시면 됩니다. (걸어서 10분거리)
- 2,6호선 합정역 5번출구로 나와서 합정동 까페 거리를 통해서 상상마당 방향으로 오시면 됩니다. (걸어서 10분거리)
- 2호선 홍대역에서 ‘상상마당’쪽을 찾아오셔서 약도대로 오시면 됩니다. (걸어서 15분 거리)
○ 버스:
지하철 합정역 7번출구 – 합정역 정류장(합정역 우리은행 앞)에서 7011버스 –  ’극동방송국’정류장에서 내려서 홍익대학교 방향(약 100미터) - ’세븐일레븐’ 골목 – 오른편 지하 1층 ‘밤과 음악사이’ 건물 4층 (빨간 벽돌 건물 건너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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