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3호][칼럼] 게임은 뇌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이동연)

게임은 뇌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

 

이동연(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한국의 많은 정신의학자들은 게임이 뇌를 죽인다고 말한다. 그들은 게임중독이 알콜, 마약중독과 동일한 중독효과를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로 도파민 분비를 들고 있다. 도파민은 대뇌피질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개인의 감정을 조절하는 화학적 분미물이다. 도파민이 많이 분비되면 감정조절에 이상이 생겨서 쉽게 흥분하고 반복행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정신의학자들은 게임중독과 마약중독이 모두 대뇌피질에서 반응하고, 도파민 분비가 동일하게 분출되기 때문에 두 개의 중독을 동일하게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도파민은 인간의 모든 쾌감과 관련하여 뇌의 반응에 따른 것으로, 연인을 사랑하고, 좋은 영화를 보고, 재미있는 놀이를 할 때 분비된다. 뇌의 반응이 동일하다고 해서, 마약복용과 게임이용을 동일한 것으로 취급한다면 이것이야 말로 인간 행위의 다양한 감성의 차이를 거세하는 꼴이다.

해외에서는 게임이 뇌의 활동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뇌과학자인 다핀 바벨리에(Daphne Bavellier)는 뇌가 활발하게 학습할 수 있는 다양한 해결책의 하나로 비디오 게임을 추천한다. 많은 사람들은 비디오게임을 많이 하면 시력이 나빠진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이다. 액션게임이나 슈팅게임을 하는 게임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결과 동일한 시력을 가진 사람 중에서 게임을 더 많이 하는 사람들이 덜 하는 사람보다 시력이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게임을 하면 아주 미세한 것을 찾아내는 능력을 갖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시력이 아주 나쁜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디오 게임을 통해서 시력을 높이는 치료방법도 동원된다.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갖는 독특한 능력 중의 하나는 세상의 주변에 있는 물체들을 추적하는 능력이다. 게임을 많이 사람들에게는 동시에 여러 사물들을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이는 우리가 운전을 할 때 주변의 사물을 동시에 잘 보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시켜준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다핀은 주의력의 방향을 조절하는 대뇌피질, 주의력을 유지해주는 전두엽, 갈등을 조절하고 해결하는 전측대상회 모두 액션게임을 하는 사람에게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다고 말한다.

게임 이론가이자 비평가인 톰 체트필드(Tom Chatfield)는 게임이 뇌에게 보상을 줄 수 있는 7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게임의 작동원리 중에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 “보상”이라고 말한다. 게임에서 보상은 다양한 형태로 게이머에게 제공된다. 어떤 경우는 시간과 돈을 투자한 게이머에게 게임의 능력치를 올려주고, 어떤 경우는 자신이 갖고 싶어 하는 이아템이 주어지기도 한다. 그는 뇌의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게임에서 사용하는 보상체계를 응용할 것을 제안한다. 그는 게임이 뇌에 보상을 줄 수 있는 7가지 방법으로, 행동의 진전을 측정하는 경험,  장단기 목표 설정, 노력에 대한 보상, 빠르고 분명한 피드백, 불확실성의 요소, 도파민, 연대와 협력을 제시한다. 이러한 7가지 방법은 모두 게임의 중요한 원리들이고, 이 원리들은 뇌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다고 본다. 특히 많은 정신의학자들이 게임중독의 부정적 근거로 제시하는 도파민은 오히려 기억과 자신감을 심어주어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게임을 많이 하면 뇌가 죽고, 마약중독자처럼 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가설에 불과하다. 게임디자이너인 제인 멕고니갈(Jane McGonigal)은 자신이 뇌진탕을 당하고 심하게 두통에 시달렸을 때, 게임을 하지 말라는 의사의 권고를 어기고 게임을 신나게 즐겼을 때, 놀랍게도 두통이 사라졌다는 개인적 경험을 소개한 바 있다. 사망선고를 받은 환자를 돌보는 호스피스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후회하는 다섯 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너무 일을 많이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친구들과 계속해서 연락하고 살았으면 좋았을 걸, 내가 더 행복했으면 좋았을 걸, 내 자신을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으면 좋았을 걸,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이루며 살았으면 좋았을 걸이다. 제인은 이런 후회의 이면에는 게임의 욕망이 숨어있다고 말한다. 놀이, 아바타, 아이템, 캐릭터와 같은 게임의 요소들이 인생의 후회를 메워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상상하면 노동으로 피곤한 뇌가 행복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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