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6호][신간안내]누가 문화자본을 지배하는가(언론보도)

누가 문화자본을 지배하는가(언론보도)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50108_0013401825&cID=10601&pID=10600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계간 ‘문화/과학’ 80호 발간을 기념한 단행본 ‘누가 문화자본을 지배하는가?’가 나왔다. ‘한국 문화산업의 독점구조’라는 소제목을 단 이 책은 문화산업과 문화자본의 형성과정에서 독점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한다.

한국에서 문화산업 독점의 특이성은 ‘문화콘텐츠와 미디어와의 커넥션’ ‘유통불공정 행위’ 그리고 ‘문화자본의 상징 권력’으로 집약해서 말할 수 있다고 짚는다. 문화콘텐츠의 독점은 그 콘텐츠를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미디어의 커넥션 없이는 지배적 효과를 생산해 낼 수 없고, 거대자본이 틀어쥐고 있는 유통의 독점과 불공정행위 없이는 문화산업가들은 문화자본을 축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문화산업을 주도하는 주체들이 대중들과 미디어에 미치는 상징권력의 힘 없이는 문화산업의 파생상품들, 예컨대 주식자본과 광고 및 이벤트 상품을 독점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제1부는 문화산업 독점에 대한 이론적 고찰과 핵심 토픽들을 다루고 있다. 아도르노·호르크하이머의 문화산업론, 피에르 부르디외의 문화자본의 이론을 중심으로 문화산업 독점의 문제를 고찰한 글, 한국 문화자본의 독점구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유통·배급의 불공정 문제를 다룬 글, 그리고 신자유주의 시대에 문화독점의 방식이 소수의 문화콘텐츠에만 한정된 것만이 아닌, 비주류 독립 분야의 문화콘텐츠에도 유연하게 적용되는 과정을 분석한 글, 그리고 특별하게 한국의 학술 문화자본의 독점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한국연구재단의 상징권력에 대한 비판적 글도 실려 있다.

제2부에는 한국 문화산업의 구체적인 영역에서 벌어지는 독점의 문제를 다뤘다. 영화, 방송, 공연 등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전위에서 가장 주도적인 콘텐츠 생산과 유통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CJ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독점 현황을 다룬 글, 최근 영화산업에 등장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지배구조를 다룬 글, 도서정가제가 도입된 이후 한국 출판시장의 독점 지배구조의 판도를 전망한 글, 방송산업 영역 안에서 비일비재하게 이뤄지고 있는 갑과 을의 구조적 착취를 다룬 글, 최근 국내 게임산업계를 평정한 넥슨의 지배구조와 게임서비스 유통 문제를 다룬 글 등이다. 현재 한국 문화산업의 개별 영역들이 어떻게 독점적인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마지막 3부는 한국 문화자본을 둘러싼 아시아의 유동적 상황을 분석했다. 최근 놀라울 정도로 아시아 문화산업의 영역을 휩쓸고 있는 중국 문화자본의 새로운 흐름들을 다룬 글과 신한류 시대에 한국의 문화산업과 국가가 글로벌 문화자본의 축적과정에서 어떤 동맹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분석한 글, SNS 시대의 뉴미디어의 문화자본이 어떤 지배구조 하에 있는지를 고찰한 글들은 한국 문화산업의 새로운 단계 이해를 돕는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윤종 성균관대학교 강사, 장서희 법무법인 나눔 변호사, 강정석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오창은 중앙대학교 교수, 이종임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운영위원, 최현용 한국영화산업전략센터 소장,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 김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강신규 서강대학교 언론문화연구소 연구원, 윤영도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HK 교수, 최영화 충남발전연구원 문화관광디자인연구부 책임연구원, 임태훈 인문학협동조합 미디어운영위원장이 집필했다.

tekim@newsis.com

 

 

http://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673919.html

 

다른 생각 불허하는 문화권력 독점 현상

지난해 8월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명량>은 전국 스크린의 최대 61%를 차지해,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사진은 당시 서울 용산 씨지브이(CGV) 티켓 창구.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CJ·한국연구재단 독점 강화
다양성 침해하고 경쟁 부추겨
지식생산의 대중화 멀어져
한국의 학술, 대중문화, 출판 분야에서 문화자본의 독점적 지배력이 우려할 수준으로 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계간지 <문화/과학>이 80호 발간을 기념해 특별 단행본으로 낸 <누가 문화자본을 지배하는가?>는 최근 한국의 문화자본 집중화 현상을 본격적으로 파헤쳤다. 13명의 전문가가 학술과 문화산업 각 분야를 점검하고, 자본 축적과 재생산을 분석했다.
오창은 중앙대 교양학부대학 교수(<문화/과학> 편집위원)는 한국연구재단이 ‘학문권력’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이 기관은 1981년 인문사회분야 지원을 위해 설립된 ‘한국학술진흥재단’(학진)이 이명박 정권 때인 2009년 한국과학재단과 통합되면서 “메머드급 연구관리 전문기관”으로 바뀌었다. 2014년 한국연구재단의 총 예산은 무려 3조6993억원. 이 중 인문사회 분야 예산은 2250억원에 머무는 데 견줘, 원자력 진흥 관련 단일 예산은 684억원 더 많은 2934억원이었다고 지은이는 밝힌다. 기관 통합을 반대하던 연구자들의 우려대로 인문사회 분야 지원이 홀대 당하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재단 활동이 젊은 연구자들의 새로운 학회 창립이나 학술지 창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연말까지 재단이 학술지 평가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가 갑자기 입장을 바꿔 우수등재학술지를 선정해 집중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도 학문의 위계와 규율화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오 교수는 분석했다. 학술지를 등급화해 학문의 다양성 증진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분석을 종합하면, 학계에서 한국연구재단의 힘은 독보적이다. 국내 연구개발(R&D) 분야, 인문한국(HK) 지원사업, 두뇌한국21플러스(BK21 플러스)도 총괄한다. 대학 평가를 좌우하는 이들 사업 수주를 쥐고 있는 것은 물론, 교수 채용 가능성도 걸려있다. 연구지원을 받고 논문을 양적으로 축적하면 교수 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전임교수가 된 뒤에도 재단의 ‘신진연구자지원’을 받고 등재지 이상 학술지 논문 게재 편수를 늘려야 정년보장교수가 될 수 있다. 많은 학자들이 등재 학술지 논문쓰기에 몰두하면서 학문적 성과의 대중적 공유를 멀리 하게 되었다. 그 결과 지식생산과 학술서 출판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생기고 만 것이다.
오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이 정치권력의 변화에 따른 의제 설정에는 발빠른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한다. 이명박 정부 시절 ‘녹생성장’ 관련 연구주제를 지원과제로 다수 선정하고, 지난해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에 부합하는 연구지원 체계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오 교수는 재단이 “정치적 효용성 측면에서 정권에 동원”되고 있으며 “(학문 지원을) 국민국가의 규율권력 내로 협소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재단의 독점적 지위와 권력 행사로 학문은 대중과 거리가 멀어지고, 연구자들과 학문후속세대의 일상까지 규율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이 책은 대중문화를 비롯한 문화자본 전반의 독점 문제를 집중 분석했다. 이윤종 <문화/과학> 편집위원(성균관대 강사)은 아도르노·호르크하이머의 ‘문화산업’ 개념과 부르디외의 ‘문화자본’ 이론을 중심으로 위계화·서열화된 지배구조를 비판한다. 미술관이 난해한 작품을 진열하며 문화의 계급화·차별화를 공고히 하듯, 영화의 생산과 소비에서도 계층적 구별짓기(부르디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강정석 지식순환협동조합 사무국장(<문화/과학> 편집위원)은 씨제이 씨지브이(CJ CGV)가 거대 블록버스터뿐 아니라 다양성 영화 전문상영 브랜드를 시도한 것을 ‘독점 현상의 유연화’라고 지적한다. 독점에 대한 대안으로 다양성 영화 분야의 대기업 진출이 이뤄졌지만 그 시장 안에서 창작자들끼리 또 다른 경쟁적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것이다.
이종임 문화연대 미디어센터 운영위원(고려대 강사)은 씨제이 이앤엠(CJ E&M)이 콘텐츠생산과 미디어플랫폼 운영을 함께 하면서 방송, 게임, 영화, 음악·공연사업 부문을 거느린 거대 미디어 기업으로서 부가시장 전체를 장악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크린 독점으로 돈을 벌듯 8개나 되는 방송 채널에서 같은 시간대에 <삼총사> 같은 드라마 한 편을 편성하는 물량공세를 펼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지은이는 “부가시장 전체가 하나의 콘텐츠 공급사와 하나의 플랫폼사로 재편될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게임콘텐츠 제작과 유통에서 나타난 독점 집중화 현상(강신규), 거대 상징화된 문화자본으로서 ‘케이팝’의 문제(이동연)도 거론된다. 특히 국가 한류정책과 한류 문화자본의 글로벌화의 문제(최영화)는 문화 정책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나타낸다.
지은이들은 문화 자본 축적이 그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 게 아니라, 김대중 정부 때부터 집중적인 문화 진흥 정책에 따른 투자 확대와 공공 지원 덕분에 토대를 만들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각 정권의 문화자본 투자 규모와 공공적 지원이 얼마나 큰 규모이며 어떤 역동을 거쳤는지에 대한 데이터와 심층 분석이 부족해 아쉽다. 웹툰 같은 인터넷콘텐츠 산업까지 장악해가는 문화자본의 독점 효과에 대한 더욱 정교한 분석과 폭넓은 연구 협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1162109205&code=960205

[책과 삶]독점적 자본에 휘둘리는 문화계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 누가 문화자본을 지배하는가?…문화/과학 편집위원회 | 문화과학사 | 325쪽 | 20,000원

 

관객, 독자, 청중, 유저가 없으면 영화, 출판, 음악, 게임 산업은 작동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문화 산업을 움직이는 것은 문화 콘텐츠 소비자일까. 계간 ‘문화/과학’ 80호를 기념하는 특별 단행본 <누가 문화자본을 지배하는가?>는 이러한 인식의 순진함을 논파한다.‘문화/과학’ 이동연 편집인을 비롯한 필자들은 1990년대 말 이후 한국의 문화산업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산업의 독점구조가 형성됐다고 지적한다. 미디어는 기업과 한통속이 돼 그들의 콘텐츠를 내보냈고, 유통망 역시 기업에 의해 장악됐으며, 그 결과 기업은 문화권력으로서의 상징적 지위를 획득했다. 이는 산업근대화 시기 재벌기업들의 성장과 비슷한 양상이다. 영화, 책, 음악, 게임 등 각 분야의 독점 양상을 살폈다.

■ 영화계, ‘9 :1’의 공고한 벽

지금 한국 영화산업의 각종 지표는 승승장구다. 연간 관객 수는 2억명을 돌파했고, <명량> 한 편이 170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으며, 투자 및 제작부문 수익률은 15%에 이른다. 하지만 스태프에 대한 부당 처우, 대작의 스크린 독과점, 대기업의 수직계열화 등 해묵은 문제들도 여전하다.

최현용 한국영화산업전략센터 소장은 “극장을 기반으로 하는 대기업들의 과점 체제야말로 한국 영화산업의 지배구조”라고 지적한다. 영화산업은 통상 제작부문, 유통부문, 상영부문으로 구분되는데, CJ를 필두로 한 소수 기업들이 이 모든 부문을 사실상 장악했다.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NEW 등 대형 배급사가 배급하는 소수의 영화가 다수의 스크린을 차지한다. 개봉 첫 주 많은 스크린을 확보해 이른 시간에 최대의 매출을 올리는 와이드 릴리스 전략이 보편화되었기에, 스크린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전국 2000개에 가까운 스크린 중 상위 1~3개 영화가 1500개 내외 스크린을 차지하는 일이 잦다. 상황이 이렇기에 평균 제작비 이상의 영화를 만들려는 제작자는 이들 대형 배급사와 투자계약을 맺어야 한다. 대형 배급사의 투자를 받지 못하면 설령 돈을 구해 영화를 만든다 해도 불리한 상영조건을 감수해야 한다. 호평에도 불구하고 상영관을 잡지 못해 흥행 부진을 겪고 있는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 최근 사례다. 2013년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결과 CJ E&M 등 5대 배급사는 영화 편수에서 16%를 차지했지만, 매출은 94%를 가져갔다. 6%의 매출을 둘러싸고 수많은 수입영화 배급사와 소규모 영화제작사가 다툼을 벌이는 상황이다.

9 대 1의 공고한 벽을 허물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배급과 상영의 분리, 극장별 1개 영화의 최대 스크린 수 제한, 마이너쿼터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모두 난점을 갖고 있다.

■ 소수 온라인 서점, 시장 주도

영화판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이하 그레이)는 출판산업에 분기점을 만들었다. <다빈치 코드>는 출간 6년 만에 전 세계에서 8000만부가 팔렸는데, <그레이>는 3개월 만에 4000만부가 팔렸다.

판매부수가 기록적이라는 점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레이>는 미국의 출판산업, 특히 전자책 산업이 섹스 코드와 결합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영국 작가 E L 제임스는 인터넷에 직접 <그레이>를 발표했고, 세계 최대 출판사인 랜덤하우스 산하 빈티지의 편집진은 이 책을 3부작으로 개작해 팔았다. 하드커버, 소프트커버, 전자책 순으로 출간했는데, 특히 전자책의 호응이 엄청났다. 랜덤하우스는 <그레이>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2위 규모 출판사인 펭귄을 합병했다.

한국의 출판시장도 디지털 유통체계 중심으로 거듭난 상태다. 온라인 서점은 초창기였던 2000년 시장 점유율이 2.7%였으나, 2010년에는 39.0%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중소서점들은 쇠락의 길을 걸었다. 온라인 서점과 살아남은 대형 오프라인 서점은 베스트셀러 위주로 판매 시스템을 개편했고, 극소수의 책이 시장을 주도하는 현상이 보편화됐다.

그러나 베스트셀러가 시장 전체를 견인한 것도 아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아프니까 청춘이다> 등 밀리언셀러는 관련 도서의 판매를 창출하지 못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베스트셀러는 출판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한 출판사의 영업이익만을 극대화시켰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학원 휴머니스트 대표는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기획이 아니라 선인세 경쟁과 저자 캐스팅에 열을 올리고 점유율 싸움을 벌였다”고 회고했다.

서구 출판계에서는 유통 공룡 아마존과 대형 출판사의 대결이 한창이다. 뉴욕타임스는 이 싸움에서 아마존이 이기면 “작가와 출판사들은 아마존의 하청업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기호 소장은 온라인 서점의 시장 장악으로 인해 한국 출판이 다양성, 창의성, 의외성을 잃었다고 지적한다.

 

■ SM의 시가 총액, SBS 압도

어느새 ‘가요’ 대신 ‘K팝’이라는 말이 통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의 대중음악이 글로벌 팝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려준다. 특히 아이돌 그룹을 결성하는 데 한국 기업은 특출한 실력을 보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 기획 시스템은 1980년대 말 팝음악 시장에 불어닥친 일시적인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 기업들이 만든 프로젝트였다. 수백명의 10대 가수 지망생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열어 소년들을 뽑았고, 이들은 뉴 키즈 온 더 블록이란 이름의 보이 그룹이 됐다. 한국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가 1990년대 중반 만든 HOT가 아이돌 그룹의 효시로 꼽힌다.

현재 활동 중인 아이돌 그룹 기획사는 50여개에 이른다. 2010년 이후 매년 50개가 넘는 아이돌 그룹이 데뷔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대중음악의 해외진출을 가능케 한 주역이지만, 역으로 아이돌 그룹의 득세는 다른 음악 장르의 쇠퇴를 가져왔다. 이들은 지상파와 케이블의 음악 프로그램뿐 아니라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한다. 연예기획사들이 방송과 구조적인 커넥션을 맺었고, 시청자들은 이를 별 수 없이 보고 듣는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미디어 플랫폼은 무한에 가깝게 증식 중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유통될 수 있는 콘텐츠는 여전히 한정적이다. 이제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획사가 갑이고 내보내는 미디어는 을이다. 15일 기준 SM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은 8125억원으로, 최대의 민간 방송사인 SBS의 5111억원을 압도한다.

하지만 아이돌 중심의 K팝이 지속가능한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모든 인기 장르는 쇠퇴한다. 이동연 편집인은 “어린 시절에 데뷔한 아이돌 그룹들은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전략 때문에 일회용 소모품으로 기능한다”며 “K팝의 제작 시스템은 여전히 근시안적”이라고 말했다.

■ 넥슨 1강 체제 부작용 심각

2014년 기준 한국의 게임산업 규모는 10조원에 육박하고, 게임 수출액은 문화콘텐츠 산업 전체 수출액의 60%를 차지한다.

규모가 커진 만큼 다양한 생태계가 작동하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 게임시장은 넥슨, 엔씨소프트, 한게임, 넷마블 등 다양한 회사들이 차별화된 장르의 게임을 만들었으나, 2000년대 후반부터는 넥슨 1강 체제로 재편됐다.

1994년 설립된 넥슨은 ‘메이플 스토리’ ‘던전 앤 파이터’ 등 인기작을 포함한 70여개 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아시아, 북미, 유럽 등 60여개 국가에 진출했으며, 총 3억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넥슨 성장의 동력이 인기 게임 개발에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넥슨은 2004년 ‘마비노기’ 이후 이렇다 할 인기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넥슨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있다. 넥슨은 네오플을 인수해 ‘던전 앤 파이터’를, 게임하이를 인수해 ‘서든 어택’을 가져왔다. 인기 게임을 경쟁사에 빼앗긴 넷마블, 한게임은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넥슨은 계속된 인수·합병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게임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확보했고, 개발사의 개발 역량을 흡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게임산업 전체에 미치는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인수된 회사는 대작 게임 중심의 조직개편을 겪었다. 이 와중에 다수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었다.

중장기적으로는 게임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경쟁력도 떨어졌다. 넥슨은 인수한 회사의 게임이 인기를 끌지 못하면 곧바로 내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넥슨이 선구적으로 도입한 부분 유료화 모델이 유저의 ‘부익부 빈익빈’을 초래한다는 점도 비판받고 있다.

강신규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연구원은 “넥슨은 이제 다각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국내를 넘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면서도 “국내 게임산업을 망쳐가면서까지 넥슨이 얻어야 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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